미국은 백인들의 나라 아니다···10세이하선 비중 절반 이하로

`미국 내 백인이 멸종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다른 인종에 비해 미국의 백인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와 연구 결과가 여러 군데서 나오고 있다. 미국은 `멜팅팟`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지만 절대적 인구로 따지면 백인 인구 비율이 다른 인종보다 월등히 높았다. 1980년대만 해도 미국 내 백인 인구는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의 백인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내 백인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2015년까지만 해도 백인 인구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절대적인 인구수마저 감소세로 들어선 것이다. 2016년 백인 인구는 전년 대비 9500명가량이 줄어든 1억9700만명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감소폭은 3만5000명으로 더욱 커졌다. 반면 소수계 인구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시기 히스패닉계는 전년보다 1.2% 늘어난 5890만명을 기록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1.2% 늘어난 4740만명으로 집계됐다. 아시아계는 3.1% 증가한 2220만명을 기록했다.

0~10세, 즉 2007년 이후 출생한 아동 연령층에서는 이미 소수인종 인구가 백인의 인구를 넘어섰다. 아직까지 모든 연령층을 통틀어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백인 인구 비율은 60%에 달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대를 거듭할수록 결국 백인 인종은 다수 인종의 자리를 넘겨줘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브루킹스연구소는 0~10세 아동들을 `Z-플러스 세대`라고 명칭하며 미국 역사상 백인이 `소수 인종`으로 분류되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Z-플러스 세대`에서 백인은 전체의 49.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미국 대다수 주에서 백인의 사망인구가 출생인구를 추월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위스콘신대학교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미국 26개주에서 이 같은 통계가 집계됐으며, 이 26개 주에는 전체 미국 인구의 56%가량이 살고 있다.

이처럼 백인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는 출생률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백인들의 출산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백인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다”며 “다시 상승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백인 인구가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통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이민자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던 시점에 나와 이목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멸종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했다고 표현했다. 이민자들이 더 많이 들어오면 백인 인구는 더욱 감소할 것이고 결국 백인들의 특권이 정말 빼앗길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은 보수 백인들로, 이민자 유입을 격렬히 반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감정을 극대화해 자신의 이민정책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노동시장에서 베이비부머의 백인들이 은퇴하면 심각한 공백이 생기는데 이를 메우려면 이민자 노동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백인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이것이 바로 미국에 더 많은 이민자들이 필요한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