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시아계 미국인이 잘 나가는 이유

2005년 컬럼비아대학교 졸업식의 한 장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백인을 포함한 다른 어떤 인종보다도 교육 수준이 높다. CreditPeter Turnley/Corbis

다소 난감한 질문이긴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이 두각을 나타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우등생 자리를 유난히 아시아계 학생들이 독차지하는 모습은 어느덧 낯설지 않은 현상이 됐다. 전체 사회로 시선을 돌려봐도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성공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백인을 포함한 다른 어떤 인종보다도 평균 소득이 높다. 교육 수준도 모든 인종을 통틀어 가장 높다.

지난해 나는 인종 문제에 관한 여러 편의 칼럼을 썼다. “백인들은 인종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When Whites Just Don’t Get It)”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인종 간의 구조적인 불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이 칼럼의 내용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백인 독자들의 반응을 정리하면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백인이 여전히 구조적으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이 칼럼은 한마디로 헛소리다. 흑인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흑인 공동체 내부에 무슨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봐라. 한국 사람들, 중국 사람들이 미국에서 성공하는 건 그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살기 때문이다. 모든 걸 사회 탓, 구조 탓으로 돌리며 불평할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 누구든 미국에서는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에 지금부터 정면으로 반론을 펼치려 한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성공을 거두는 건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사라졌다는 방증일까?

신간 학술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성취 역설”의 공저자 제니퍼 리와 민 저우는 먼저 지난 수십년간 미국으로 건너온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갖추고 있던 명백한 이점에 주목한다. 바로 이들의 교육 수준이 미국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아시아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 가운데는 의사나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원, 또는 고등 교육을 받은 전문직 종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의사를 비롯해 교육 수준이 높은 고소득층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큰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리 교수와 저우 교수는 책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은 소득 수준이 반드시 높지 않은 노동자 계급이나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더라도 경제적으로 더 높은 소득 계층에 진입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를 인종 간 지능의 차이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지능의 차이가 경제적 성공과 그에 따른 계층 이동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많다. 그 가운데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쓴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니스벳 교수는 미국인 어린이 가운데 중국계와 백인 어린이들의 IQ를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한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처음 연구를 시작했을 때 측정한 두 그룹의 IQ는 똑같았다. 하지만 실험 참가자들 가운데 아시아계의 경우 55%가 직장 내에서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지만, 백인들 가운데 고위직에서 일하게 된 사람은 실험 참가자의 1/3에 그쳤다. 관리자로서 성공하는 데 요구되는 IQ를 비교해보면, 백인들은 100을 넘어야 했지만, 중국계 미국인들의 경우 93만 넘어도 관리직을 맡았다.

니스벳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가진 뛰어난 점을 이해하려면, IQ로 표현되는 지능 자체가 아니라 여러 가지 재능이 어떻게 발현되고 활용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선 교육을 대단히 중시하는 동아시아 전반의 뿌리깊은 유교 문화를 원인으로 꼽지 않을 수 없다. 교육열은 다른 어떤 민족보다 1,700년이나 앞서 남성 모두가 글을 읽고 쓸 수 있었다는 유대인의 이례적인 성공 비결로도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