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폭력, 최악의 인종차별 항공사는?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승객이 질질 끌려 나오다 피투성이가 됐던 사건 기억하시나요? 지난 4월, 항공사 직원이 타야 해 자리가 모자란다며 베트남계 승객 데이비드 다오(69)를 폭력적으로 퇴거시켜 충격을 던졌죠. 저 머나먼 미국 땅에서 벌어진 일이 한국에서도 일파만파 퍼진 이유는 피해자가 우리와 같은 아시아인이었던 영향이 컸을 겁니다.

항공기에서 강제 퇴거된 승객들.

항공기에서 강제 퇴거된 승객들.

유색인종들을 차별하는 문화가 있는 외항사는 어디일까요. [고보면 모있는 기한 계뉴스]에서는 미국 국적기에서 최근 1년 내 벌어진 인종 차별을 다뤄봅니다. 굳이 돈을 주고 차별을 살 필요는 없으니까요.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세계뉴스
미국 대형 항공사의 인종차별 논란

 

아메리카 항공 이용 주의보 발령
2017년 9월 1일 미국 텍사스주 상공에서 달을 지나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 (AP Photo/Tony Gutierrez)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년 9월 1일 미국 텍사스주 상공에서 달을 지나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 (AP Photo/Tony Gutierrez)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시민 권리 기구 유색인 지위 향상협회(NAACP·The National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Colored People)는 최근 아메리카 항공 이용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아메리카 항공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해 온 사례가 누적됐다면서죠.

NACCP는 ‘인종에 무감각하고 편견이 있음직한 기업 문화’ 탓에 흑인 이용자들이 ‘무례하고, 차별적이며, 위험한 상태’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NAACP가 거론한 사례는 네 건입니다. NAACP의 활동가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태미카 몰로리는 동의 없이 좌석이 변경된 데 항의하다 기장에게 퇴거 명령을 받았고, 한 흑인 남성은 백인 승객들의 무례하고 차별적인 발언에 응수했다가 승무원의 요구로 좌석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일등석 항공권을 예약한 한 흑인 여성은 일반석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던 반면, 같이 예약한 백인 동료는 일등석에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아메리칸 항공의 기장 명령으로 퇴거당한 경험을 증언하는 NAACP의 활동가 태미카 몰로리. (AP Photo/Bebeto Matthews, File)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메리칸 항공의 기장 명령으로 퇴거당한 경험을 증언하는 NAACP의 활동가 태미카 몰로리. (AP Photo/Bebeto Matthews, File)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에 대해 아메리카 항공은 내부 팀원들에게 전하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함께 한다”면서 “모든 장벽을 제거하고 인종 차별을 없애자는 NAACP의 미션은 우리가 매일같이 보증하는 미션이기도 하다”며 유감을 표명했죠. 또 NAACP와 대화를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끌려나간 무슬림 임신부
사우스웨스트 항공[AP=연합뉴스]

사우스웨스트 항공[AP=연합뉴스]

미국 주간지 더 네이션은 비행기에선 유색인종 여성들이 특히 불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9월 파키스탄계 미국인이자 무슬림 여성인 아닐라 돌라차이는 늘 이용하던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탔다가 악몽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알레르기를 이유로 다른 승객이 태운 강아지와 떨어진 자리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가 아예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거든요.

항공사 측은 처음엔 돌라차이의 요구에 응하겠다고 하더니, 이내 알레르기로 목숨이 위험할 수 있으니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요구했습니다. 돌라차이는 자신의 알레르기는 생명이 위험한 종류가 아니라며 거부했어요.

하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메릴랜드 공항 경찰을 불러 그녀를 우격다짐으로 끌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바지가 벗겨지기도 했습니다. 악몽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공항 경찰들이 “손대지 말라”고 절규하는 돌라차이를 뒤에서 껴안아 끌어내는 영상.

메릴랜드 공항 경찰은 그녀를 무질서, 정당한 법집행에 대한 불복종, 치안 방해, 경찰 방해, 체포 저항 등의 혐의로 체포했거든요. 무슬림매터스(MM)에 따르면 돌라차이는 브라운 대학 교수로, 심지어 임신중이었습니다.

사회적 지위도 피부색 앞에선 무용지물
델타 항공[EPA=연합뉴스]

델타 항공[EPA=연합뉴스]

지난해 12월엔 델타 항공에서 흑인 여성이 동물처럼 팔이 잡힌 채 질질 끌려나가 논란이 됐습니다. 이 여성은 미시간 대학교 조교수였습니다.

누운 자세로 질질 끌려 나가는 흑인 여교수의 퇴거 영상.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강제 퇴거당했던 데이비드 다오는 의사였습니다.하지만 이들의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 임신 여부도 피부색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죠. 해외 언론들은 돌라차이 교수의 경우엔 무슬림에 대한 차별에다 미소지니(misogyny·여성에 대한 혐오나 멸시)까지 겹쳤다고 해석합니다.

결과적으론 미국 대형 항공사 치고 근래에 인종차별 관련한 사건이 없었던 곳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 백인 55% “역차별 있다고 생각”

그런데도 미국 백인 55%가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답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이 10월 2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NPR은 이들의 생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주장했던 논리와 맞닿는다고 분석합니다.

막상 실제로 차별을 당했다는 백인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구직 과정(19%), 동일 임금(13%), 대학 입학(11%) 과정에서 차별을 당했다는 응답은 각각 많아야 20% 미만이었죠.

NPR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차별을 겪은 흑인의 비율은 50%가 넘었습니다. 경찰과 접촉할 때(50%), 직업을 구할 때(56%) 차별을 경험하는 건 물론 동일 임금을 받지 못하는(57%) 경우도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믿는 비율은 92%에 달했습니다.

적어도 항공기에서의 사건이나 데이터 상으론 역차별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일러 보이죠?

갈색 시리얼과 인종차별?
캘로그사의 시리얼 포장지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수퍼 히어로 ‘블랙 볼트’의 작가인 살라딘 아메드가 24일(현지시간) 올린 트위터가 시작이었죠. 그는 아들이랑 아침을 먹다가 포장지를 보고 화들짝 놀랐답니다.

캘로그 시리얼 포장지 그림에 숨어 있는 인종차별을 비판한 트위터. [사진=사라딘 아메드 트위터 캡처]

캘로그 시리얼 포장지 그림에 숨어 있는 인종차별을 비판한 트위터. [사진=사라딘 아메드 트위터 캡처]

노란 옥수수알들이 놀고 즐기는 가운데 갈색 옥수수알만 잡역부로 묘사돼 있었거든요. 아메드는 “어린이들에게 인종차별을 가르치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캘로그사는 다양성을 표현하려던 것일 뿐, 불쾌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면서 즉각 사과했습니다. 또 빨리 포장지를 새로 디자인 해서 내놓겠다고 약속했습니다.